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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투잡&겸직

공무원은 정말 안정적일까?

by 퇴근맨 2020. 9. 24.

 나의 첫 월급은 200만 원

 초봉치곤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금액을 받으며 뛸 듯이 기뻤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의 말씀대로 절반은 적금에 넣고 절반은 생활비와 비상금으로 사용하며 앞으로 펼쳐질 밝은 미래를 어렴풋이 그려나갔다. 하지만 그 밝은 미래는 이내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치여 ‘오늘’만 사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그 사실을 늦게 알아차렸을 뿐.     


 처음으로 문제를 마주했을 때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적금이 쌓이고 월급이 매년 올라가는 수준에 비해, 내가 앞으로 살면서 꼭 필요한 돈이 너무나 많았다. 결혼, 집, 자동차 등 굵직굵직한 벽들이 내 통장을 짓누르고 있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이른 나이에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친구, 대기업에 들어가 신입사원 시절부터 열심히 저축해 종잣돈을 마련한 친구를 곁에서 지켜보며 학창 시절엔 느끼지 못했던 열등감과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처음엔 외면했다. ‘그래도 공무원은 안정적이야, 잘릴 걱정은 없잖아’ 스스로 위로하며 다시 쳇바퀴 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소비와 낭비로 채워나갔다. 물질적 소비와 시간적 낭비.      


 지극히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를 보게 됐다. 주인공은 나처럼 지극히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30세 보험회사원 ‘트루먼 버뱅크’. 어느 날, 그는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지고, 길을 걷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나는 등 기괴한 일들을 겪게 된다. 알고 보니 그가 사는 세상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소재로 한 ‘라디오 쇼’였던 것. 과연 그는 거짓된 삶이라는 진실에 어떻게 대처할지, 뒷부분은 직접 영화 속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영화에 너무 몰입해서인지 문득 ‘내 삶의 주인은 내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전형적인 모범생루트로 학창 시절부터 취업까지 걸어온 내 삶을 돌아보니 어른들이, 선생님들이 더 나아가 사회가 옳다고 말하는 길 위에서 살아왔을 뿐, 정작 내 생각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그게 편해서이기도 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이르렀다.      


내가 평생 몸담게 될 공무원이란 직업이 진짜 안정적일까?‘     

검증이 필요했다. 안정이란 바뀌어 달라지지 않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근로조건으로 보면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기에 안정적인 게 맞다. 월급도 나라에서 주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끊길 일이 없다. 게다가 공무원 연금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자.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공무원에게 엄격한 도덕성은 기본이고, 뛰어난 직무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이야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을 받으며 퇴직 때까지 점점 높아지는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무원의 직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 피크제나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향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머지않은 시일 내에 도입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이 은퇴할 시점을 떠올려보자. 지금보다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노후 대비책 중 하나인 공무원 연금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보자. 2015년, 공무원 연금 고갈을 이유로 연금 지급 시기가 60세에서 65세로 늦춰졌다. 과연 이게 한 번으로 끝날까? 지금도 공무원 연금은 국고에서 보조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몇 번 더 개악될지 모른다. 그렇기에 공무원 연금만 믿고 노후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극단적인 상황을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분명히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모두 한번쯤은 안정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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